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09/0005101897?date=20230316
책 제목이 말해주듯 현재 미·중 갈등은 '우발적(accidental) 충돌'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처음부터 미워하던 사이는 아니었는데, 수년간 서로 주장을 왜곡하면서 우발적으로 부딪히게 되고 결국은 파탄의 핑계를 상대방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위기의 부부. 그게 바로 현재 미국과 중국의 현주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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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전 회장은 미·중이 서로 남 탓을 하면서 즐겨 사용하고 있는 네 가지 왜곡된 논지를 지적한다. 대표적인 게 중국 때문에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늘었고, 미국인의 일자리도 뺏겼다는 미국의 논지다. 미국의 천문학적 재정적자는 미국의 부족한 저축률 때문이었다. 미국은 부족한 세수를 메꾸기 위해 국채를 찍어내야 했고 이 국채를 외국자본, 특히 중국 자본에 팔아서 미국 경제를 유지해 왔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 부채는 1995년 이후 2000% 증가했으며 지금도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덕분에 정부 부채는 GDP의 0.7배까지 늘어났고 가계부채와 금융 부문 부채는 2008년 최고치에 대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2000년 이전보다는 높은 상태다. 결국 중국이 미국 채권 매입을 중단하면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자국 탓이지 중국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의 관세장벽 탓이며 미국 규제당국이 중국 기업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장벽을 높이면서 양국 간 제1차 무역합의를 이뤄내기 이전부터 중국 경제는 내수 위주 성장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수출 의존적인 경제를 내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국민들 사이에 활발한 경제활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
중국인은 아직도 상당수가 자국 경제를 불안해하며 현금을 집 안에 비축해 두려는 성향이 있고,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중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다. 특히 중국 경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장이 둔화되면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중국 경제 부진이 미국 탓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국 내의 남 탓하기 여론에 휩쓸리면 factfulness를 할 수 없데 된다
우리의 정체성과 생존을 위협한다는 논조를 펼치는 사람들의 저의가 자기 이해 관계 추구 목적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