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AM]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 397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 894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Op. 120
+ 드뷔시 프렐류드 8번
+ 브람스 인터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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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인데도 좌석이 거의 가득 차고, 공연 마치고 사인회 줄은 콘서트홀을 가로지르고도 그 줄이 허리를 접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된 공연.
조성진도 c열에 앉아서 봤다는데 성진조는 직접 보진 못했다. 아쉽! ㅠ
이번 공연에서는 박스석 좌석에서 김선욱 표정이 그대로 보여서 두근두근 !!
모차르트
서정적인 모차르트도 시작 하다.
슈베르트
한동안 김선욱 하면 베토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슈베르트도 놀랍게도 잘 어울렸다
베토벤은 건축 같아서 해부하고 구조적으로 다가간다던 그의 말이 기억에 맴도는데,
김선욱 식의 서정은 슈베르트가 잘 맞는달까, 쇼팽은 잘 상상이 안 되고.
특히, 힘 있고 분명한 슈베르트였다. ㅎㅎ
나중에 친구분이 해준 얘기로는 슈베르트가 31살에 단명했다고.
피아노 소나타 18번부터 21번까지 남긴 마지막 역작들을 보면
그가 10년만 더 살았으면 음악사가 어땠을까 하는, what if, 만약을 자꾸 생각해본다.
베토벤
베토벤 처럼 욕심 많고 집착적이고 생각많고 신중한 사람의 '집대성'이라 표현할 만한 역작
다양한 스타일의 변주와 반복, 파워와 유머를 오고가는
50분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를 몰랐다
베토벤의 건축을 공고히 지어나가는 또 한명의 창조주.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 가끔 황홀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연주하곤 했는데,
가까운 자리에서 그를 보느라 더 2부가 짧게 느껴졌던 것 같다.
디아벨리 연주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매력이 더한데,
베토벤이라는 커다란 도전이자 오랫동안 밀고온 여정의 둔덕 언저리 끝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힘을 쏟고도
앵콜과 사인회 모두 고마워요.
특히 앵콜이 참 좋았는데, 드뷔시!
나이든 이후에 연주해주길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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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CONCERT]
디아벨리 변주곡은 ‘발트슈타인’이나 ‘함머클라비어’처럼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연주 가능한 곡입니다. 곡 안에 담긴 것이 무궁무진합니다. 온전한 베토벤의 색깔이라고 단정하기에 너무 많은 음악적 유희가 담겨 있습니다. 내한 리사이틀에 앞서 파리와 베를린에서 이 곡을 연주하였고, 스스로의 확신과 자신이 조금씩 더해가고 있습니다. 바흐에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이고, 시대 안에 존재했던 음악 사조들과 트렌드들을 다양하게 집대성한 이 곡의 매력을 청중과 공유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훌륭한 프로 연주자로서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을 관객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위적인 의도보다는 현재진행의 김선욱이 기울인 연구의 과정을 함께 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주가 디아벨리 변주곡이 절대로 어려운 곡이 아니란 걸 인식하는 기점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2012-13) 이후 다양한 음악적 성장을 거듭해 온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2016년 여름, 베토벤 피아니즘의 또 다른 큰 산 ‘디아벨리’ 변주곡을 중심으로 베토벤 피아노 연구에 한 발 더 나아간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그리고 베토벤. 김선욱 음악세계의 코어를 이루는 독일 레퍼토리로 구성된 이번 연주는 가장 ‘김선욱다운’ 프로그램을 실연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전반부는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 397과 슈베르트 소나타 D. 894이 커플링됐다. 두 곡 모두 환상곡풍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다. 모차르트의 어둡고 암울한 시기를 관조할 수 있는 환상곡에 밝고 따듯한 슈베르트가 대비를 이룬다. 출판업자 토비아스 하슬링거(Tobias Haslinger)에 의해 ‘환상(Fantasie)’이라는 부제로 출판된 슈베르트 소나타 D. 894는 자유로우면서도 서정적이고, 희망적이며 긍정적인 면에서 가장 슈베르트다운 소나타다. 그동안 슈베르트를 다각도로 조명 해 온 김선욱은 “30대가 되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후반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베토벤과 변주곡이다. 김선욱의 음악 활동과 베토벤 연구는 같은 궤적을 그려왔다. 2009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2012-2013년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2015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변주곡을 아우른 김선욱이 2016년 바라보는 지점은 작곡가의 또 하나의 걸작 디아벨리 변주곡이다. 김선욱은 연주 시간만 한 시간에 달하는 이 난곡을 ‘고전음악의 하드코어’라 표현한다.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끝없는 음악적 유희를 내뿜는 33개 변주곡에서 하나의 ‘우주’를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프로그래밍이다.
[ABOUT THE PIANIST]
김선욱 | Sunwook Kim
런던을 근거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대회 40년 역사상 최연소이자 첫 아시아 출신 우승자로 주목 받았다. 경연 결승에서 연주한 마크 엘더 & 할레 오케스트라와의 브람스 협주곡 1번이 비평계의 극찬을 얻으며 본격적인 프로 연주자 생활을 시작했다.
동세대 연주자 중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런던 심포니(다니엘 하딩, 존 엘리엇 가디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정명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마렉 야노프스키),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사카리 오라모, 앤드류 맨지, 투간 소키예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유라이 발추하, 에드워드 가드너), 런던 필하모닉(바실리 시나이스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정명훈), NHK심포니(칼-하인즈 스테픈), 할레 오케스트라(마크 엘더) 등과 협연하며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14년 본머스 심포니 협연으로 BBC프롬스에 데뷔했다.
김선욱은 14/15시즌 본머스 심포니 상주음악가로 성공적인 해를 보냈으며, 리즈 콩쿠르에서 인연을 맺은 마크 엘더 & 할레 오케스트라와도 콘서트, 레코딩 등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진은숙 협주곡, 루가노 RTSI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협주곡 3번,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슈만 협주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협연했다.
독주자로서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과 본 베토벤 하우스, 프랑스 파리 필하모니홀, 영국 위그모어 홀과 퀸 엘리자베스 홀, 부에노스 아이레스 테아트로 콜론, 프랑스 라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브뤼셀 클라라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 정기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12/13시즌 LG아트센터에서 2년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완수했고 2014년 가을 바흐-프랑크-슈만으로 전국 리사이틀 투어를 가졌다.
2015년 가을 악첸투스(Accentus) 레이블로 베토벤 소나타(발트슈타인, 함머클라이버)를 집중 조망한 첫 독주앨범을 출반하였고, 2016년 봄 브람스 소나타 3번과 프랑크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가 수록된 두 번째 솔로 앨범이 발매되었다. 앞서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2종의 협주곡집 역시 호평 받았는데,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 앨범은 BBC뮤직매거진과 인터내셔널 클래식 뮤직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3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10살에 독주회, 12살에 협연 데뷔 무대를 가진 김선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피아노과, 영국 왕립음악원 지휘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리즈 콩쿠르 외에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4),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5)에서 우승한 그는 2013년 독일 본에 위치한 베토벤 생가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 첫 수혜자로 선정되어 베토벤 하우스 소장품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