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보스턴 심포니와 뉴욕 필하모닉,
그리고 이번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까지.
언젠간 미국 5대 오케스트라를 다 만나볼 수 있겠지
오늘의 프로그램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Op.43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브람스 4번 교향곡 e단조, Op.98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져온 아티스트 소개
지휘 ㅣ 야니크 네제 세갱
캐나다 퀘백에서 태어나 몬트리올 음악원에서 피아노, 지휘, 작곡, 실내악을 두루 익혔으며, 이후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문하에서 지휘공부를 이어갔다. 악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혁신적인 프로그래밍 등 다방면에 능통한 젊은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2020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음악감독에 취임한다.
연주 ㅣ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미국의 5대 교향악단 중 하나로 1900년 창단하였다. 뛰어난 합주 기술과 다이내믹하고 호화로운 음색이 특징이며, 특히 관악기군이 세계 최고로 손꼽힌다.
스토코프스키, 오먼디, 무티, 자발리쉬 등 수준 높은 음악감독들의 지도 하에 가장 미국적인 개성과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역대 음악감독
1900-07 프리츠 쉴 Fritz Scheel
1907-12 칼 포흘리히 Carl Pohlig
1912-41 레오폴트 스토코프스키 Leopold Stokowski
1936-80 유진 오먼디 Eugene Ormandy
1980-92 리카르도 무티 Riccardo Muti
1993-2003 볼프강 자발리시 Wolfgang Sawallisch
2003-08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Christoph Eschenbach
2009-12 샤를 뒤투아 Charles Dutoit (수석 지휘자)
2012- 야니크 네제 세갱 Yannick Nézet-Séguin
감상평
운이 좋게 R석 가장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1.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결이 벨벳 같다
관악은 쾌청하고 맑고 소리가 알알이 존재감이 있고
현악은 아주 오래된 고목을 아주 오랜 시간 기름을 먹이고 결을 만들어 실크로 닦아내는 듯한 질감이었다
비올라는 첼로 같았고,
바이올린은 비올라 같았으며
플룻은 하프 같고,
트럼펫이 플룻 같았다
엄청난 응집력으로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황홀한 정도로 듣기 좋은 연주였다
아주 잘 구성된 녹음실에서 아주 잘 준비된 고음질의 음향이 두 시간동안 내내 구현하는 것 같았다
인상적인 것은
관악이 최고 수준이라더니
특히 금관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살면서 그런 트럼펫과 트럼본을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소리의 음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명랑하고 때로는 물방울이 보드랍게 퐁당퐁당 거리는 소리를 연음으로 이어내는 신공을 발휘했다
서커스 에 가까운 훌륭한 기교였다
야니크 네제 세갱 는
스테미너가 있는 젊은 거장 이었는데
쾌활하게 온 상체를 휘두르며
끊임없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일깨웠다
2. 흥미로운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발랄하고 호기 넘치는 발레곡 이었다
다이내믹하고
빠르게 엇갈리는 쉼표와 갑자기 등장하는 음표들이 난무하는
연주하기 제법 까다로워보였던 곡
그 와중에도 굉장히 단합된 음으로 pp>>>ff 를 오가던 오케스트라
마구 휘젓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속도감과 화려함을 선사했는데
PO는 다이나믹한 연주를 상당히 잘하는 오케스트라인 것 같다
피아니시모로 연주 안 하는 척 미세한 소리를 내는 관악은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
특히 금관에 찬사를 보내고 싶은데
트럼펫 연주자의 기교가..
피아니시모에서 갑자기 한번에 커지는 한 음을 너무나 선명하고 시원하고 극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또,
마치 플룻 불듯 부드러운 호른 같은 소리를 내며 스타카토 음를 연이어 부드럽게 몇 마디 찍어내는데
너무나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우와 하고 소리를 내버릴 정도였다
압권이었다
3. 웅대한 브람스
1악장은 일반적인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비극미가 웅대함으로 발현되는 연주는 처음이었다
감성적이고 비극적인 장년의 브람스가
다소 진취적인 청년의 슬픔으로 변해있었다
잠깐의 틈도 없이 연이어 2악장을 연주 했는데
2악장 말미에 오케스트라 전체가 같이 울렁이는 부분
소오름..!!
3악장은
우렁찼다
3악장에서 야니크 네제 세갱만의 매력이 잘 드러났는데 어깨를 손처럼 움직이며 지휘를 한다 싶을 정도로
스테미너가 넘쳤다
4악장은 빨리 박수치고 싶어서 안달나하면서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