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62031?sid=104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신분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찾은 건 그가 처음이었다.
포화를 뚫고 방문한 주인공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55) CEO였다. 사명인 팔란티어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마법의 구슬'에서 따 왔다. 시공간을 초월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요술 무기'를 현대에 구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래는 인공지능(AI)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국제질서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격에 고심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카프 CEO가 제안한 것은 최신 AI 시스템 '고담'이었다. 만화 '배트맨'의 배경인 범죄 도시 고담에서 이름을 빌린 이 시스템은 원래 미국에서 테러·마약거래 등 범죄를 감시하는 데 쓰였다.
또 적의 위치 등을 파악하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실제로 미군은 고담을 이용해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정밀 분석했고, 2011년 사살 작전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고담으로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인공위성 데이터 등을 분석해 러시아에 대한 포격 정밀도를 높였다. 카프 CEO는 우크라이나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 지사까지 세우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원래 팔란티어는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설립된 '애국주의' 기업이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처럼 동양 불교의 선(禪) 사상에 심취한 '괴짜'이기도 하다. 그는 태극권과 명상을 즐기는 '수도자' 스타일로 생활한다고 한다. 회사 직원들의 명상 수업 강사로 나선 적도 있다.
운동광이기도 한 그는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베이징올림픽 출전 당시 수준인 체질량 지수(7~8%)를 자랑한다. 1주일에 5시간 이상 크로스컨트리 스키 훈련을 하며 체력을 다진 결과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선수들에게 훈련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