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ulture/Wanderlust

20121121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내한공연

keepgroovin' 2012. 11. 21. 23:12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Beethoven: Coriolan op. 62. Ouverture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Tschaikowski: Violin concerto
브람스 교향곡 1번
Brahms: Symphonie No. 1


# 1. 교향악단에 대하여

첫 음을 연주하는 순간 깔끔한 소리에 혀를 내둘렀다
어쩌면 이렇게 딱딱 맞출 수 있는지 71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내는 소리가 하나의 악기 같았다
특히 바이올린!!

메조 포르테로 치달을 때 동시에 어깨를 들썩하는 순간의 짧은 정적에서 굉장한 전율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귓가에 여운이 맘아
결이 고르고 깔끔한 통일된 소리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피날레와 브람스 1번 4악장이 반복 재생되고 있다

이런 호흡은 하루아침에 쉬이 나오는 게 아니다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2. 브람스에 대하여

위대한 음악가들을 보면 가끔 인간의 삶을 초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1번 교향곡을 스스로가 세운 자신만의 기준에 달하기 위해 21년간 작곡에 임해 완성한 브람스.
그의 생애, 우정, 사랑, 일. 모든 면에서 오늘 매력을 느꼈다.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천재의 그림자를 등에 지고. 담백하고 묵묵히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 이 거장을 오늘 사랑하게 되었다.

게다가 처음으로 본 브람스 공연에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난지라,
평소 자주 듣던 1악장 4악장보다 오히려 2악장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브람스의 꿈 속에 함께 있는 듯 했다.

3악장부터는 아.. 그 코리끼 걸음처럼 저음을 쭉쭉 밟아내려가는 전개와 연주는 압권이었다.

그리고 모든 힘이 터지듯 마무리하는 강렬한 피날레. !!

숨이 멎을 듯한 전율 속에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나는 사랑한다. 그리고 신께 감사드린다. 내가 지금 이 곳에 살아있음에.


# 3. 차이코프스키에 대하여

음악이든 무용이든 러시아만의 그 시리도 화려한 색깔은 숨길 수가 없다.
특히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통해 언뜻 비치는 러시아의 서늘하고도 화려한 강렬함은.. 연주회를 마치면 다른 작곡가들을 저만치 물러나게 할만큼 두드러져 귀를 온통 사로잡아 버린다.
그래서 늘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부른다.
이 화려한 창연함을 불러낸 자연과 세계는 대체 어떤 곳인지. 동방의 여인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오늘의 연주자는 1악장은 깔끔한 연주로 나아가다 중간에 변신하더니 저음의 활강을 거치며 3악장에서 파워풀해졌다. 화려한 기교에도 불구하고 솔로이스트나 오케스트라의 큰 실수가 없어서 정말 마음이 오랫만에 편안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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