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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노벨수상자들의 문학관

keepgroovin' 2009. 5. 29. 13:01
노벨상 작가들 수상 연설서 밝힌 ‘나의 문학’

◆ 가오싱 젠(高行健·2000년)

“문학은 역사에 대한 보충입니다. 역사의 거대한 규율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내리덮을 때 인간은 자신의 목소리를 남겨야만 합니다. 인류가 역사만 보유한 것이 아니라 문학도 남겼다는 것은, 인간이 비록 허망한 존재이지만 그래도 한구석에는 필요한 만큼 자기 신뢰를 지키고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 토니 모리슨(1993년)

“내러티브란 단순히 오락이 아니라 지식을 받아들이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언어의 힘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도달하려는 데 있습니다. 장엄하든 빈약하든, 큰 소리로 웃든, 울부짖든, 선택한 멋진 단어를 사용하든, 침묵을 사용하든, 방해 받지 않는 언어는 파멸이 아니라 지식을 향해 물결치듯 나아갑니다. 우리는 죽습니다. 그것이 삶의 의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 또한 우리 삶의 척도입니다.”

◆ 르 클레지오(2008년)

“왜 글을 쓰는 것일까요? 이미 얼마전부터 작가는 더 이상 자신이 세상을 바꿀 것이며, 보다 나은 삶의 모델을 낳겠다는 자만심을 버렸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증인이 되기를 원할 뿐입니다. 작가는 몸으로 저항하며 스스로 원하지 않았음에도 증인이 될 때, 그때야말로 가장 뛰어난 증인이 됩니다. 작가는 세상을 변모시킬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은 존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남아 있습니다.”

◆ 오르한 파무크(2006년)

“작가가 된다는 것은 우리 마음 속의 많지만 극히 일부만 알고 있던 비밀스러운 상처를 꺼내고, 이 상처와 고통을 우리의 글과 정체의 일부로 만드는 것입니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는 것들에 대해 언급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도 작가의 상처들과 유사한 것을 가지고 있으며 그 때문에 그들은 서로 닮았고 이해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모든 문학은 인간들이 서로 닮았다는 순진하고 낙관적인 믿음에 근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