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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꿈꾸는가?
여기 자메이카, 아이슬란드, 미국, 이탈리아, 독일 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도시에서 떠나왔으면서도 한가롭기 짝이 없는 전원적이고 원시적인 마을들 지루해하며 여전히 돌풍과 유부남과의 연애로 계속 비일상적인 아찔함을 꿈꾸고,
누군가는 요양차 떠난 낙원같은 곳에서 친구와 정을 맺게 되어 휴식이 아닌 소유욕으로 상대를 대하여 찌르는 송곳같은 관계가 되고
누군가는 일상을 파고 들어온 어떤 남자의 몇 차례의 소소한 웃음과 천진한 말투에 현재의 불만족을 깨닫고
누군가는 동경하던 새로운 땅에 가서도 업무로 바쁜 일상과 여행으로의 탈피를 반복하는 그것마저도 일상적인 모습에 진저리를 치고
누군가는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에 자신의 외로움을 깊이 느끼게 되어 혼자 유람선에서 통곡하고
누군가는 가장 친한 친구와의 우정을 배신하고 나쁜 남자와의 사랑을 택하며 혼돈에 놓여본다.
어쩌면 자질구레하고 반복적인 일들로 가득찬 일상보다는 더욱 아름다운 세계일 것만 같던 그곳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여행이 된다.
담담하게 시선을 따라가며
맑고 어중간한 온도를 가진 차를 마시는 것 같았다.
숨죽이며 그들의 여행을 보며
나도 새로운 여행과 시작을 상상했지만,
결국 내가 지금 있는 곳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왔다.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면, 내가 지금 틀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면
새로운 곳에 가더라도 삶이 크게 바뀌리는 만무하리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