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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정치와 진리 - 김선욱

keepgroovin' 2009. 3. 9. 22:12
정치와 진리(책세상문고우리시대 39)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선욱 (책세상,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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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아렌트 전문가 김선욱 선생님의 글이다.
여러번 집었던 책인데 퇴근하는 길에 다시 한번 속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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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그런데 이 말은 무슨 뜻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정치적 동물인가?

우선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은 작업, 노동, 행위라는 세 가지 구분을 통해 설명된다.
작업work하는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animal laborans이고
노동labor하는 인간은 공작인homo faber이며, 
행위action하는 인간은 정치적 인간political animal이다.
바로 이 정치적 동물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특수성은 드러난다.

아렌트의 생각대로라면 사회적 영역과 정치적 영역은 구분된다.
사회적 영역은 진리를 향해 논리적 검증을 통해 설득해나가는 과정이라면
정치적 영역은 단일한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들의 복수성을 인정하는데 이는 개인들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것이며
정치적 영역은 이러한 인간들의 복수성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다양한 생각들이 경쟁되는 공적인 장이다.

인간은 새로운 것을 이해할 능력이 있고, 정치는 항상 새로운 영역이다.
정치는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며,
특히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정치의 목적은 고대 민주주의에서의 대표성을 얻고자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대 최초의 정치철학자인 플라톤과 중세의 철학자들까지은
형이상학적 세계의 존재를 믿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정치 역시 진리가 존재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 즉 로고스에 대한 믿음을 넘어야만 
즉 진리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넘어야만 
인간의 복수성을 인정하는 정치의 본래적 기능을 살릴 수 있다.

곧, 정치란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통하여 의견합치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역기능이 보고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하여 필자는
1. 정치적 영역에서의 목적이 의견합치라는 점이
국지적인 대중주의와는 구별해야하는 보다 광범위한 생각이며

2. 사회적 영역과 정치적 영역이 점차 혼선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대의민주주의 속 시민들이 올바른 직업 정치인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당파성과 편파성에서 스스로 벗어나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원론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