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353/0000042368?date=20220528
남성성은 가부장제 하에서 영유아기 남성에게 취약성을 숨기도록 훈육함으로써 형성된다. 이는 남성으로 하여금 자신의 나약함을 숨기고 타인과의 친밀성을 차단하도록 만든다. 이와 같은 ‘감정적 금욕’을 체화하면서 성인이 된 남성은 결코 도달하지 못할 신기루와도 같은 ‘남성성’ 때문에 고통 받는다. 통증이 있어도 참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며, 본인이 아프다는 사실을 타인과 공유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논문은 남성성이 폭력 및 성폭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까닭에 남성에게만 유해한 것이 아니라 전체 인구의 건강에 부정적이라고도 말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레반트는 사회적으로 강제된 남성적 성역할의 요소로 ‘감정 억제’ ‘성취 및 지위 추구’ ‘공격성’ ‘동성애 혐오’ ‘성생활에서 관계를 중시하지 않는 태도’ 등을 열거한다. 이 요소는 남성들이 남성성이란 굴레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어떤 남자가 될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할 줄 알고, 타인과 연결되고, 사회에 책임감을 가지며, 사회와 개인이 근원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을 아는 남성. 도진은 이에 부합하는 인물이었을지 모르나 가부장제에 종속된 세상은 그렇지 못했기에 그는 세상과 불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