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ugh thought
20150908 봉사를 마치고
keepgroovin'
2015. 9. 10. 00:04
일산에 있는 홀트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회사 동료들과 봉사활동을 했다
입양되지 않은 전 연령층의 중증 장애인들이 2500명 거주하는 또 하나의 세상.
내가 반나절 휘휘 둘러보고 지나는 길들에서 장애인들은 모든 인생의 기억을 쌓아왔겠지
잘 정비된 체계적인 재활기관임에도
성인 남자 거주 공간을 청소하는 임무를 맡았을 때는 솔직히 내키지만은 않았다
웬지 욕구불충족으로 인하여 갑자기 커다란 친밀감을 표현하거나, 자제하지 않고 폭력적인 해를 끼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경계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편으로는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인데 다른 육신을 타고 났다는 것이 왜 내가 마음 불편한 일인가, 어리석은 일이고 괜한 경계감이라는 반성도 들었다
나는 청소하고 요리하는 비교적 가벼운 봉사를 했지만
그곳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직원분으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신체능력이나 인지능력의 성인 남성의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된 대화주제는 여자 라는 것에 폭소했다
또한,
자주 찾게 되나 거동이 불편해 구하기 어려운 기호식품 e.g.라면, 커피를 다량으로 구비해놓고 장사를 하는 분도 있었다
장사라니!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평생 한 곳에서만 사는 사람이 태생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니
장애인조차 경제적 이윤추구를 즐긴다니
정말 신기했다
내가 오늘 신기했던 부분은 실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다 는
평소의 클리셰를 피부로 느낀 거다
사람은 연애하고 싶어하고 이익을 추구한다
나와 다를 바가 없이,
모두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