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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친구의 발표

keepgroovin' 2010. 3. 7. 22:29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님이

우리에게 넌지시 일러주었다

출가를 결정했노라고.



쿵.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일이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에게
꾸준히 흔적들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다
책을 읽고 말겠지 싶어서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경솔함 때문에
미안함이 먼저 올라왔다.

분명히 하느님의 도구가 되겠다고 신학 대학에 가는 사람도 있는데

간단히 보면 종교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것일 뿐인데

출가라는 것이 유독
왜 이리 놀랍고 가슴이 철렁하는지.

그렇다고해서
어깨를 부여잡고 엉엉 울 일도 아니고
시원히 모든 것을 버리라고 독려할 것도 아니고.
그저 남은 짧은 시간을 셈하며
오히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더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내 친구는
속이 깊어 영적 에너지가 맑게 흐르는 사람이고
욕심도 많고
그릇도 큰 사람이니

성불하여
이 중생들의 미진한 격투같은 세상에
빛을 비추시길.

우리는 넓고 깊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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