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ulture/거울단계

말하는 건축가

keepgroovin' 2012. 6. 10. 19:29



말하는 건축가 (2012)

Talking Architect 
9.7
감독
정재은
출연
정기용, 승효상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5 분 | 2012-03-08


대체 영화를 얼마만에 본 것인가.

씨네코드 선재에서 나의 고마운 친구와 간만에 영화관 나들이.


이 영화는 한국 건축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출연에 '정기용, 승효상' 이렇게 나와있지만 ㅎㅎ 

사실은 건축가 정기용 선생님의 건축에 대한 생각, 이 땅의 건축가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머지 유걸, 승효상.. 이런 분들은 동료 건축가라기 보다 정기용 선생님에 대한 비평가로 나오심.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생각이 아름다운 것과

그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결과가 아름다운 것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건축이 구현하고 조성하는 공간에서 비치는 정기용 선생님의 인간에 대한 한없는 애정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지만


과연 조형적인 미감, 이야기를 듣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 'wow'로 파악되는 건축적인 도전. 

의 측면에서는 '완전히 흥미진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과연 어떤 건축가가 좋은 건축가인가. 어떤 건축가가 훌륭한 건축가인가. 

에 대한 물음표가 든다.


사진도 찍고 만드는 과정 자체는 'wow'스럽지만,

결과물을

사진을 찍은 장소와 시간으로부터 떼어내서 볼 때 

찍을 때의 감동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경우란 드물다.


바로 그 지점에서 

자기 안의 본능 처럼 창작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창작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그냥 '아티스트'와

사람들의 일정한 기대 수준을 뛰어넘어야 하는 '프로'의 구분선이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난  자기 충족적인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은 취미에 가까우며,

다른 사람에게 impact를 주는 프로로서의 능력을 갖추는 것은

그 사람의 철학에 대한 동조를 하건 안 하건 우선 인정할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보다 이상적인 것은 프로로서의 능력을 갖추고 그것을 강약을 조절하며 

명확한 철학 하에 

자신의 아티스트로서의 본능적 배출(?) 혹은 발현(?)을 가장 파급력있게 효과적으로 구현해내는 단계가 아닐까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