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9 나를 되짚어보다
#1. 이식된 꿈
한비야, 를 읽으며 긴급구호활동가 처럼 세계를 돕는 공익 활동을 해야한다 거나
만화책, 을 읽으면서 자기가 어느 날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들에 따라 갈대 흔들리듯
꿈도 외부에서 이식되고 이전되었다.
To Be에 대해서는 롤모델 없이 완전히 나 혼자만의 길을 창의적으로 간 적은 없는 것 같다.
What I like 에 대해서는 어떠한 가이드 없이 완전히 나 혼자서 길을 잘 개척했다.
물론, To-be 에 대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유입을 소화하는 측면에서
'경향성'이라는 게 있어서, 롤모델을 보고 자석처럼 따라간 길이 결국 나의 타고난 성향을 반영하더라.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려면 What I like 가 What I did 보다 더 본질에 가깝다
본질에 가깝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며, 진심으로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2. 어딘가 부족한 사람
친구도 그렇고, 이성으로도 그렇고
내가 한 번 마음을 열어버리면,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나는 그 사람을 내 (눈이 아닌) 마음으로만 본다.
나중에는 왜 주변에서 뭐라고 했는지, 실감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은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있는 유형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아픈 곳이 있는 사람들이다
중학교 때 가까이 지냈던 친구 한 명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친구였는데, 호란을 닮은 묘한 얼굴 뒤에 집 안의 어두운 분위기가 서려있었다.
가장 오래 만난 이성도,
처음 이 사람을 사귈 때 절교 하자는 친구까지 있었는데,
알고보니 가정 문제로 인한 상처를 애써 숨기고 살고 있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방관과 어수룩한 미소가 다인, 냉정한 내게
애처로운 마음은, 그 사람을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게 만든다.
그들을 보살피는 것을 왜 하려는지, 어제 손을 씻으며 문득 그런 질문이 들었다.
내 생각엔, 그들의 상처가, 일종의 책임감을 주는 것 같다.
#3. 책임감
가족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내가 성공하고 싶은 이유이며, 동시에 나를 가장 숨기는 존재이다.
알아서들, 따로 챙기지 않아도 굶어죽지 않고,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즐겁게들 잘 살텐데. (이런 깨달음도 14년이 되어서야 처음 들었다)
맨손으로 시작한 생활에서 아둥바둥하는 부모님을 안도시켜 드리려 언제나 태연하려고 애어른처럼 커왔고,
항상 독립적인 경제적 능력을 갖춰야한다고 압박감을 느낀다.
오늘 꿈에서도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었는데,
가족들이 함께 무서할 것 같아, 나는 무서움을 애써 극복하며 그 적을 때려잡기 위해 방법을 곰곰히 생각하고 또 잔뜩 힘을 써서 맞서 싸우고자 했다.
이런 식으로.. 가족 앞에서는 나는 자연스럽지 않아진다.
가족 때문에 참고, 가족 때문에 기를 쓰며 무언가를 하고. 가족 때문에 행동을 가려서 하려고 한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가족에 대한 사랑은 가족에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내 행복을 참는 방식으로 표현된다면, 문제가 있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욕구와 나의 욕구가 같지 않을 때,
내 욕구 추구가 가족에게 정말 피해를 줄지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앞서야 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서로를 보살펴줄 수 있다.